만보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찰스 대너 뉴스를 찍어내서 소동을 일으키는 것이 신문의 의무다.– 시카고 타임즈 이것은 만보. 쉴 새 없이 치달리는 속보의 세계에서 후발선제의 묘리가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한 느릿한 송출이다. 나로 말하자면 <뉴스페이퍼>의 비공식 리포터이자, 합의되지 않은 54번째 참여자 되시겠다. 뉴스페이퍼 ISSUE NO.3는 각 필자들에게 ‘신세계’라는 단어만을…
<드래곤 퀘스트 11>의 한 전투는 이렇게 진행된다. 주인공 ‘용사’는 6개의 오브를 모아 용사의 검을 부활시킨다. 이때 그들의 뒤를 추격해온 마왕 우르노가의 부하 호메로스가 용사 일행을 습격한다. 이어지는 전투 시퀀스에서 호메로스는 ‘어둠의 오라’를 두르고 무적 상태가 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호메로스를 결코 쓰러뜨릴 수 없다. 이러한 게임 문법에 익숙한 플레이어 대부분은 그냥 패배를 하나의 서사로 받아들이고…
* 이 원고는 문헌조사 및 사례취재를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에 허구적 상황을 가미한 사실적 픽션임을 밝힙니다. * 들어가며 * 안녕하십니까. 지리산대학교 지리학과 이지오입니다.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긴장되네요. 폭설로 교통이 불편한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셔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대회에서 제가 발표할 주제는 ‘초지역적 거주의 발생 배경과 양상, 그리고 그에 따른 공간전략’입니다. 초지역,…
근래 부쩍 늘어난 식음료 브랜드와 미술의 협업을 보면 이는 정체된 동시대 미술에 있어 매우 쉽고 간편한 그리고 매력적인 대안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매체 이후를 상상하는 전략은 매체의 질적 완성 이후에 와야 할 터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양상은 손쉬운 도피로 그치는 탓이다. 이것은 낯선 영역에 대한 시도를, 확장이란 미명 하에 쉬이 긍정해버리는 미술 비평의 나태에…
0. 어떤 의심 작가가 그린 그림은 어떻게 어느 한 시절의 특정한 풍경으로 독해될 수 있는 것일까? 그 시절의 풍경을 기억하는 사람이 봤을 때, 그 그림이 실제로 꽤 닮았기에? 아니면 작품의 제목이며, 작품의 제작연도와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작가의 이력이 근거로 작동하기에? 하지만 이걸로 정말 충분한가? 이것은 어째서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가? 작품에 대한 인식과 그 조건에…
“힘도, 의미도 없는 허수아비 로고스에 대한 해체는 멈춰도 좋다.로고스는 한낱 자본의 화신으로 존재할 따름이다.가장 실질적이고도 위협적인 해체의 실천은 마르크스주의이다.” 1. ‘무빙 이미지’라는 동어반복 어느 순간부터 ‘무빙 이미지(moving image)’라는 개념이 동시대 미술장에 편재하기 시작했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내로라하는 큐레이터들의 서문에서, 작가들의 스테이트먼트에서, 비평가들의 작업에서- 문제의 무빙 이미지가 심심찮게 등장했던 장면들을 떠올려 볼 수 있을…
안녕하세요. 퐁은 중심과 주변의 논리를 구축하는 세계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하여, ‘지역성’을 주제로 한 키워드 공모전을 주최합니다. 본 공모전은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과 장려상만 선정합니다. 수상 인원에 제한은 없습니다. 심사를 통해 100편의 우수상 원고가 선정되면 100편 모두 상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설령 상금 지급 후 재정 문제로 퐁이 파산한다면, 매체의 아름다운 최후가 될 것입니다. 상금 우수상: 50만원 장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