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 뷔페: 파편 사이 유랑아[1]
0. 서론
오늘날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어떤 특정한 이미지들은 시청각적 체험을 낭만화시키는 데에 일조한다. 이 때 로망의 향유는 대상의 심미적 요소를 추출한 도식화를 촉진한다. 도식화는 탐미주의에 극도로 매몰된 온라인 팬층으로부터 발전한 북미의 인터넷 문화 ‘에스테틱’ 이미지가 제작되고 확산되는 방식의 기반이 된다. 이미지는 취향을 드러내며 환상을 충족하는 장치이다. 그 중에서도 풍경 이미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실감형 요지경’ 으로 애용되며, 감상자에게 ‘바로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데려다주며 낭만적인 체험을 제공하겠다고 주장한다. 에스테틱 풍경은 시대상이나 장소성이 지닌 다층적인 맥락을 미적인 특성 하에 포획해 ‘모에화’시킨 결과물이다. 가짜 노스탤지어를 촉발시키는 이미지의 회고적인 성격은 당대의 미감과 포장 형식을 참조한다.
‘리미널 스페이스 에스테틱’은 에스테틱 이미지의 갈래 중 하나로, ‘쎄함’, ‘이질감’, ‘스산함’ 등의 분위기만을 조성하는 경계 공간 모델로서 제안된 ‘리미널 공간’ 개념을 심미화시킨다. 환상에 기반한 간접경험보다는 직접적인 자기참조를 요청하며 감상자의 정체성을 반환시키길 요구하는 리미널 공간의 열풍은 ‘공간성’으로부터 기인한 현존감에 대한 애호를 내포하는 듯도 보인다. 일종의 사이-구간인 2 챕터에선 추격전 활극의 무대로 변질된 지 오래인 최근의 동향을 일단 뒤로 하고 해당 공간 모델에 대해 다룬다.
나는 이 글에서 유저 자체 제작 권한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오픈 월드 멀티 플랫폼 <VRchat>에서 풍경 이미지가 ‘실물 공간’으로 구현되는 현상을 토대로, 체험형 공간인 ‘월드’가 어떻게 공간의 ‘에스테틱’성을 증폭시키며 이것이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와는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흔히 ‘자유도’라고 일컬어지는 방임을 토대로 운영되는 <VRchat>의 ‘월드’는 지리적 연결이 결여된 일시적이고 파편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우대되는 가치는 임시적으로 감각될 수 있는 심미성이며, 이에 맞춰 활성화되는 것은 소집단으로 이뤄진 각종 이벤트들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으로 구성된 체계 내에서, 아바타인 유저와 무한히 확장하는 파편적 풍경인 월드라는 대체-현실이 맺는 관계가 동시대 문화자본주의 하의 사회적 체제가 조성한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의 산물임을 짚고자 한다.
나아가, 자발적인 자아 전시를 촉구하는 이미지 중심 플랫폼에서 이미지가 작동하는 원리를 살핌으로서 언제나 혁신적이고 창조적이길 요구하는 신자유주의 시대 정신이 소비문화와 결합해 체험의 물화를 가속화시키는 과정을 드러내고자 한다. 즉각적이고 심미적인 체험 소비는 나르시시즘적인 자기의식을 거쳐 ‘셀프 에스테틱화’로 수렴하게 되며, 이러한 자기심미화 과정에서 형성된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이미지는 자기 자신을 대체하게 된다. 이미지 자체가 사진을 반영한다고 믿는 기괴한 전도가 편재하는 양태에서 탐닉의 대상인 풍경 이미지들은 컨셉화되어 서사성을 배반하는 과정에 복무한다. 모든 것이 관심 자본으로 환원되는 시스템의 주도 하에서 매력 자본이 소비재로 재환원되기에, 생활 양식 자체가 ‘스펙타클 공장’으로 기능하는 작금의 현상은 동시대의 파편화된 구조가 종용하는 감각의 보편화의 부작용임을 짚으며 스펙타클의 지배라는 악순환에 기여할 수밖에 없게끔 설계되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1. 로망 장치: 에스테틱 풍경
1-1). 분위기 요지경: 에스테틱 이미지
아름다움을 굳이 거절할 자는 아마도 없다. 그것이 순진하게도 한 장의 ‘이미지’의 모습으로 다가온다면 더욱 그렇다. 인터넷 문화로서의 ‘에스테틱 이미지(Aesthetic image[1])’는 심미적인 속성이 부각된 ‘매혹의 이미지’로 온라인 상에서 수집되고 공유된다. ‘~풍’, ‘~감성’, ‘~계’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이 인터넷 용어는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철학을 칭하는 학문으로서의 미학과는 다른 종류로, 사진에서 감지되는 특정 분위기를 유미주의적 관점에서 카테고리화하려는 목적으로 북미 웹에서 주로 사용된다. 에스테틱 이미지를 규정짓는 움직임은 ‘심미의 장르화’ 를 시도하는 것과도 같다. 이미지들은 핀터레스트나 텀블러, 인스타그램 등의 이미지 중심 플랫폼에서 주인 없는 레퍼런스 자료가 되어 ‘취향저격’당한 사용자들에 의해 수집당하고 재배치되며, 피드를 꾸미고 취향을 과시하는 용도로 향유된다. ‘감성’이 일맥상통하여 같은 계통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사진들은 선별되어 해시태그 아래에서 하나의 이미지 클러스터로 묶인다.
특히 가장 편리하게 쓰이는 것은 특정 경관이 보유한 정서를 증폭시키는 보정 필터를 입힌 각종 풍경 이미지이다. 사운드클라우드, 스포티파이, 유튜브 등지에 업로드된 인기 플레이리스트들의 썸네일들 역시 각각 ‘몽환적인’ 경관으로 점철된다. Various artist산 양산형 뉴에이지 앨범의 나열처럼, ‘chill drive playlist’엔 화려한 노을 아래 야자수가 심어진 휴양지의 차도의 풍경이, ‘비 오는 날의 감성적인 피아노 플레이리스트’엔 비가 내리는 창가에서 바라보는 도로의 사진이 첨부된다. 음악이 흐르는 배경으로서의 풍경 이미지 남발은 플랫한 UI 디자인으로 조직된 웹 사이트의 디자인에 일종의 입체적인 공간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풍]과 [풍경]이라는 단어가 같은 한자어 ‘風'(바람 풍)를 공유하는 이유를 증명하듯,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를 ‘그 곳으로 데려다 주는’ 풍경 이미지는 음성 파일과 이미지를 첨부함으로서 시청각적 요소를 충족한 후, 난잡한 부가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공간지각적 경험을 선사한다는 인상을 주는 편리한 도구가 된다.
제작자는 immersive/ambient/experience 등의 태그를 사용하며 이러한 시도가 해당 컨텐츠가 이용자에게 또 다른 세계에 진입하는 체험과 그에 따른 로망 충족 가능한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어필한다. 유튜브에선 단순히 휴식보다도 특별한 체험을 ‘지원’하는 ASMR이나 플레이스트 컨텐츠들을 간간이 접할 수 있다. 간혹 달리는 ‘pov’라는 말머리는 ‘Point of View’의 약자로, 유저의 1인칭 관점이라는 상황 설정을 강조한다. 댓글란은 클리셰를 답습하며 겪어보지도 않은 경험을 회고하는 센티멘탈한 사소설로 가득하다. 이미지는 지시대상이 무엇이고, 어떤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느냐-등과 무관하게 그것이 만들어 주는 ‘감각적 경험’에 따라 분류되고 재정립되며, 이것은 미학[2]화된 이미지의 질서인 듯 보인다.
1-2). 가짜 노스탤지어:멜랑콜릭 모에화
이로 각광받은 것은 이른바 ‘아네모이아(Anemoia)’라고도 불리우는 가짜 노스탤지어를 촉진시키는 트리거로서의 풍경 이미지들이다. 적극적으로 이미지의 구성요소를 분석하려 드는 것은 에스테틱 이미지 애호가들의 특징으로, 사진에게서 감지되는 묘한 분위기를 만끽하는 즐거움은 탐구심으로도 이어진다. 이미지들은 적극적으로 토론의 소재가 되어 해석되고 분류될 수 있도록 정의내려진다. 북미의 대형 취미 분류 위키 커뮤니티인 “Fandom.com”에 부속된 “Aesthetics wiki”[3] 에서 제안하는 에스테틱 이미지의 분류법들은 사진을 형성하는 어떤 소재나 연출 방식 등이 특정 ‘분위기’를 이끌어낸다고 판단될 때, 그것을 이미지의 ‘핵심’이라고 규정하며 core이라는 명칭 하에 적극적으로 컨셉화한다. 이는 오타쿠 문화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간의 계보와 유사성을 파악하며 ‘모에 속성’을 정립하는 양상과도 유사하다. 에스테틱 분류는 ‘장르화’인 동시에 일종의 ‘모에화’이다. 애호에 대한 연구는 매혹의 조건이 시장 원리 속 기호로서 수월하게 순환되도록 촉구한다. 캐릭터의 모에 요소가 일전에 유행한 캐릭터를 시초이자 ‘조상’으로 삼으며 가장 매력적인 부분만을 추출해서 계보를 형성해 왔듯, 에스테틱 이미지도 특정 문화에서 미적으로 수용가능한 부분을 차용하며 확대시킨다. ‘클린 걸 에스테틱Clean Girl Aesthetic[4]’의 유행이 아름다움의 기준을 백인 여성의 특징으로 삼았기에 가능했다는 지적 또한 해당 맥락에서 제기된다. 다크 아카데미아Dark Academia[5]가 엘리트주의와 상류층 사회에 대한 동경을 확산시키는 걸 부정하긴 힘들 것이다.
모든 이미지는 계보 하에 있기에, 풍경 이미지를 들여다봤을 때 유발되는 로망의 초석은 그것이 풍경화되게끔 하는 요소 그 자체에 있다. 소재지가 가진 역사성이나 픽션에서 차용되는 방식 등의 스토리텔링적 요소들은 특정 경관이 지속적으로 매혹적인 대상으로서 다뤄지는 동시에 계속 신선하게 재현되기 위해선 기저에 깔린 서사성이 필요함을 방증한다. 가짜 노스탤지어는 계보적인 데이터베이스 없이는 작동될 수 없으며 이 때 예찬되는 심미성의 일정 부분은 그로부터 기대되는 부가적 요소로부터 기인한다. 그 중 문화적 트렌드로 급부상해 여러 매체를 한 차례 휩쓸어 이젠 스테디한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잡은 가장 ‘요란한’ 유행이었던 ‘시티팝 에스테틱’은, 80~90년대 황금기의 일본에서 당대의 서양 문물로부터 영향받아 성행하여 현재 ‘시티팝’이라는 모호한 명칭으로 일축되는 대중음악 장르가 갖는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구성요소를 통틀어 추상화시킨 명칭이다. 이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의 자산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해 정점을 찍었던 당시 덩달아 화려해진 미디어로부터 도출된 미의식을 참고한다.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 “코카 콜라” CM <아이 필 코크 I Feel Coke>시리즈, 로맨틱 코미디 애니메이션 <변덕쟁이 오렌지 로드きまぐれオレンジ☆ロード(1987~1988)>, 나가이 히로시永井博나 스즈키 에이진鈴木英人의 LP음반 커버 일러스트들, 전설의 스타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松田聖子가 미소를 지으며 부르는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1980)>등 당시 가장 아이코닉했던 대중매체가 보여주는 활기는 붕괴가 예정된 거품경제의 시대상과 결부되어, 온라인의 무드 중독자들에게 80~90년대의 일본 자체가 ‘풍요롭고 활력 넘치지만 덧없고 일시적이기에 아름다운 청춘의 시대’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되게끔 만들었다. ‘잃어버린 10년’ 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정책금리가 인상되며 불안정해진 당시 일본의 금융시장 상황은 경제적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좌표보다는 부흥기 문화를 마치 한철의 벚꽃이나 불꽃놀이와도 같이 덧없는 이미지로서 빛내기 위한 정보로 취급되었다. 제목도 줄거리도 알려지지 않은 채 묻힌 호황기의 애니메이션 속 네온사인 전광판 거리들은 ‘이미지 사냥꾼’들의 편집으로 별개의 스크린샷이나 GIF가 되어 <스테이 위드 미真夜中のドア〜 Stay With Me>등과 함께 첨부되며 가짜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키는 트리거로 복귀한다.
사이먼 레이놀즈Simon Reynolds가 “우린 너무 가까운 과거를 그리워한다”[6] 고 지적하게끔 만든 떠들썩했던 ‘반영형’ 노스텔직-열광은 당시의 아날로그 생산물이 방대한 양의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존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레트로 마니아:과거에 중독된 대중문화』의 ‘몽상 대 복원’파트에서는 훼손된 정치적 ‘통일체’를 복원하려는 ‘복원형 노스탤지어’와, 보다 개인의 몽상에 가까운 ‘반영형 노스탤지어’를 구분짓는 스베틀라나 보임의 주장을 요약한다. 이를테면, 종교적 근본주의나 왕정복고주의, 토착주의, 인종적 순결성 등 구질서의 사상을 중시하며 새롭고 진보적인 건 거부하는 정치적 표현으로서의 ‘복원형 노스탤지어’는, 잃어버린 황금기를 복원하기보단 정치 무대를 거부하며 자욱한 과거가 주는 달콤씁쓸한 애잔한 통증을 미술/문학/음악 등으로 승화시키는 향수의 사적 표현으로서의 ‘반영형 노스탤지어’와는 다르다는 것이다.[7] 인터넷 아카이빙은 후자의 군집을 증식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일 테다. VHS 화질이나 셀 애니메이션의 색감 등, 보는 것만으로 시대를 체험시킬 때 가장 황홀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이 추출되고 부풀려진다. 겪어본 적 없는 대상을 그리워하는 멜랑콜릭한 정서는 간접 경험에서 비롯된 동경이 직관적이고 체험적인 요소와 결합될 때 발동되며, 미적 형식은 직관성을 가장 매혹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으로 활용된다. 이 때의 직관성은 디지털 아카이브 특유의 호출이 용이한 편리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네트워크 접속은 시간제약에서부터 자유롭다. 보존 자료는 시간감각에 의해 적절히 ‘발효’되길 기다려야 하는 타임 캡슐보단, 애호의 분더카머 내에서 언제든지 ‘바로 지금’ 즉각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수집체이다. 생성 당시의 모습에서부터 훼손되거나 풍화되지 않고 보존된 과거의 유산은 필요에 의해 자유롭게 되풀이할 수 있는 현재가 된다. 다소 뜬금없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보존 매체의 소환성이 정서를 증폭시키는 기제의 예시로 유튜브에 올라온 일본항공 JAL123 추락사고의 음성 녹화본 영상[8]을 소개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조회수 290만(2023년 11월 기준)을 기록한 이 영상은 악명 높은 항공기 보잉 747(그 중에서 SR-46 기종)이 추락하며 520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단일 항공기 사고를 낸 1985년 8월 12일 당시 조종실의 마지막 상황 중계 기록을 그대로 올린 53초의 음성 녹화본이다. 날것의 음성으로 인해 재생 즉시 순식간에 1985년도 상공의 조종석에 위치하게 된 직후의 댓글란은 비통함과 공포심으로 젖어 조종사의 직업 정신을 예찬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메시지로 채워진다. 잇따른 알고리즘은 다음 재생 목록 후보로 해당 사고의 사상자인 가수 사카모토 큐坂本 九의 히트곡 <위를 보고 걷자 上を向いて歩こう> 영상[9]을 추천하며 고인의 보존된 목소리를 들음으로서 충격의 정서가 애탄의 정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연스럽고 뻔뻔하게 큐레이팅한다. 압도력은 보존물이 가진 무기이며, 호출은 일종의 편집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기록물의 형식은 소환 용도와 성향에 따라 현실성이나 환상성을 직관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론일 것이다. 환상/몽상적으로 매개되고자 하는 노스탤직 에스테틱 풍경 이미지의 미적 형식 강조는 시청자를 직관에 매료시키기 위해 택한 임팩트성 전술법이기도 하다. ‘핑크 클라우드[10]’와 같은 기후위기가 실제로 덮치지 않는 이상 대기질이 선명한 분홍빛으로 변할 리가 없지만 그런 요소들은 사진을, 그림을 한 눈에 보았을 때 보다 ‘시티팝’스럽게 만든다고 판단된다면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디지털 업로드물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 즉 아카이빙될 수 있으며 시청각적 요소를 가진 디지털 포맷의 형식 자체가 하나의 회고적 공간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PC 접속을 통해 브라우저와 직접 관계되었던 기억은 사이버 스페이스를 ‘노스탤직 공간’으로 만들며, 후에 유사한 디자인 형식의 인터페이스와 다시 조우할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 향수를 유발한다. 80~90년대를 참조하며 시티팝과 항상 세트로 묶이는 베이퍼웨이브vaporwave의 시각적 특성이나 최근 00년대 기반의 y2k로 인해 다시 조망되는 프루티거 에어로Frutiger Aero[11] 등에선 유행했던 웹 UI 형식의 연대기를 되짚어가며 그대로 애호의 대상으로 삼는다. 하늘과 평원을 뿌연 꿈의 심상으로 만드는 드림코어dreamcore[12] 속 풍경 또한 윈도우XP 배경화면이나 빨간 집을 비추는 시력 검사 기계와 조응했던 순간을 붙잡는다.
1-3). 로망 세트장: 환상의 컨셉화
에스테틱화란 복잡성을 인터넷이라는 추상적 세계에서 재현하기 위해 취하는 미학[13]적 전략이기에, 공간의 에스테틱화는 필연적으로 세트화이다. 에스테틱 풍경 이미지에서의 ‘분위기’는 이미지에 내포된 다층적인 맥락이나 서사성 등이 심미적인 형식의 재편집 방식을 거쳐 형상화되었을 때 비롯되는 인상을 포괄하는 것이다.
‘사진의 분위기’라는 말은 분위기라는 것이 사진 자체에 어떤 성분으로서 내포된 것처럼, 즉 풍경 이미지에서는 경관 자체에 감도는 것으로 착각되게끔 만들지만 이는 관람자가 미리 탑재한 정보에 기반해 형성되어 건드려지길 대기하는 정서적인 연결점 없이는 무의미하다. 공간의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 또한 공간에 입성한 감정적인 주체들이 특정 기분을 느끼게 설계하는 것이다.
장소가 가진 맥락과 서사로부터 분리된 분위기가 감성을 증폭시키는 미적 형식으로서 장소에 대한 지시를 대체하는 경우가 극심해질 때 비소를 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테다.
<멕시코 인 리얼 라이프 Mexico in real life>는 TV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Breaking Bad>[14]에서 주인공 일당인 월터와 제시가 마약 거래를 위해 국경을 넘어 멕시코로 무대가 변할 때마다 갑자기 화면이 극단적으로 누렇고 뿌얘지는 현상을 조롱하는 인터넷 밈(meme)이다. 이는 멕시코의 더운 기후와 사막의 먼지를 반영하기 위해서라지만, (원본의 풍경부터가 이미 대상화될 대로 대상화된 관광책자 표지같다는 문제는 둘째치고도)기후 특성 체감 이상으로 지나치게 강렬하고 수상하고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 우범지역으로서의 멕시코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낸다. 냉전 후 유구하게 ‘악당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해 온 러시아는 날씨가 늘 우중충한 혹독한 킬러의 도시로 재현ㅡ이라기보단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외적인 표상으로서 제시ㅡ된다. 탐미적 대상으로서의 타국의 풍경은 해당 국가가 지닌 역사와 사연이 과장되게 강화되고 거기서 일어날 일을 예상하게끔 하는 무대로 기능한다.
여기서 작금의 언캐니 밸리적인 AI산 밈 열풍에 박차를 가한 유튜버 “demonflyingfox”[15] 의 채널의 <해리포터 바이 발렌시아가 Harry Potter by Balenciaga>[16] 연작(?)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챗GPT에게 지시문을 입력해 얻은 묘사를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에 적용해, <해리 포터>시리즈 속 등장인물들의 외형과 차림새를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추구하는 ‘풍’ 으로 변신시킨 이 영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리 포터>와 “발렌시아가”의 구성요소를 메타적으로 융합한 패러디물로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본래 신비로운 마법 학교였어야 하는 배경은 무채색의 대리석이 깔린 패션 쇼의 런웨이가 된다. 해그리드의 “너는 마법사다, 해리.”라는 대사는 인공지능 음성 추출 프로그램을 통해 “너는 발렌시아가다, 해리.” 로 조작되며, 이는 후속 영상들에서 “너는 마피아다, 해리.”(해리 포터 벗 인 이탈리) “너는 야쿠자다, 해리.” (해리 포터 벗 인 재팬) “너는 베를리너가 아니다, 해리.”(해리 포터 벗 인 베를린) 등으로 유지된다. 채널은 외에도 반지의 제왕, 사우스 파크, 스타 워즈, 심슨 등의 대중적인 프랜차이즈 장르를 자유자재로 주무른다. ‘멕시코 필터’를 남발했던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들 역시 속수무책으로 80년대 다크 판타지 영화의 연금술사나, 소시지를 즐겨먹는 바이에른인이 된다. 영상들은 대개 1분 안팎으로 끝이 나지만 ‘스타일링’으로 장르 전환 유머를 전달하는 시간으로는 충분한 듯 보인다. 국가성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지정한 스타일리쉬한 소재로서 패션 브랜드와 유사한 가치를 갖고 등치된다. 스테레오타입의 답습은 다층적인 레이어들을 무시한 폄하 담긴 고착화지만 동시에 다른 국가로는 대체불가한 픽션적 개성을 우대하며 또 다른 레이어를 더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자연스레 배경지의 세트화를 동반한다. K-pop아이돌 그룹이 백인 미녀를 흉내내며 웨스턴 로드 무비 배경지에서 춤추는 모습[17]은 어쩐지 낯부끄럽기까지 하다.
보다 노골적인 세트화의 경우로, 사실상 공장제작산에 가깝게 출시되는 국내의 서양 배경 로맨스 판타지 웹툰들에 단골처럼 등장해 북미 웹 사이트 “레딧 Reddit”의 “오토메 이세카이Otome Isekai” 서브레딧에서 “한국의 웹툰엔 늘 똑같은 성이 등장한다”는 논쟁을 불러 일으킨 “Castle-nim”이 있다.[18] 웹툰 배경 제작 시 인건비 삭감과 작업시간 단축을 위해 애용되는 모델링 애셋 판매 사이트들은 3D 소프트웨어에 적용할 수 있는 각종 배경 모델링들을 제공한다. 애셋 스토어는 장르물을 재현하기 위해 판매되는 ‘근본 없이’ 키치한 모조품의 천국과도 같다. 체코 프라하의 건물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게임 <더 위쳐 The Witcher>의 보끌레흐 궁궐(Beauclair Palace)를 그대로 베낀 이 3D 모형은 애셋 스토어에 등록되어 현 시점 95개 이상의 작품들에서 뻔뻔하게 남발되며 ‘웅장한 서양’풍’성’ 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로망은 문제 없이 작동한다고 주장하는 것만 같다. 손쉽게 추출하거나 취사선택이 가능한 로망 오브젝트들은 이젠 그것이 시뮬라크르임을 짚는 것조차 민망해지게 한다. 컨셉화는 환상을 증폭시켜 그것을 재-컨셉화한다.
2. 리미널 공간: 에스테틱 호러
마치 모래와 자갈이 깔린 길을 걷는 것처럼 또 다시 나는 걸어갑니다. 수 많은 복도와 연회장 회랑을 지나서 다른 시대의 거대한 이 건물 내부, 바로크 식의 크고 호화로운 호텔. 침묵이 흐르는 응접실들.
발소리는 아주 무겁고 두터운 양탄자에 흡수되어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습니다ㅡ또 다시 걷고 있는 사람의 귀에도.
인적이 없는 연회장으로 통하는 복도, 복도를 가로질러 다른 시대의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는 침묵이 흐르는 방들. 발소리는 아주 무겁고 두터운 양탄자에 스며들어 누구의 귀에도 들리지 않습니다. 걷고 있는 사람의 귀에도.
돌바닥 위를 걷는 것처럼 나는 또 다시 나아갑니다. 수 많은 복도와 연회장 화랑을 지나서, 다른 시대의 거대한 이 건물 내부 바로크 식의 크고 호화로운 호텔. 복도는 끝없이 복도로 이어지고..인기척 없이 버려진 차갑고 무거운 장식으로 치장한 패널, 치장벽토 몰딩, 대리석, 어두운 거울, 음울한 그림, 기둥, 조각으로 장식된 문, 일렬로 늘어선 문…
(…)
<지난 해 마리앙바드에서(1961)>[19] 中
2-1).
누구나 한 번쯤 인적 없는 공공장소를 혼자 거닐 때의 이질감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쓰라는 용도로 고안된 ‘케놉시아[20]’라는 용어가 있기야 하지만) 대개 “방금 기분이 이상했다.”정도로 표현되었던 문장은 ‘리미널 스페이스’의 유행 이후 순식간에 “방금 완전 리미널했다.”라는 신조어로 대체되었다.
공간이 주는 이질감은 에스테틱 이미지 중 한 갈래인 리미널 공간 에스테틱[21] 애호의 중핵이다. 물론 에스테틱 이미지의 소비 방식은 앞서 장르화/모에화로 치환될 수 있을 정도로 하나의 정립된 계통 내에서도 지속적으로 분화되고 파생되는 유동성 자체를 즐기는 문화이기 때문에, 특정 클러스터의 핵심을 하나로 짚어 규정하는 것은 무작정 옳을 수 없으며 해당 놀이문화가 갖는 재미를 어느 정도는 반감시키는 셈이다. 하지만 리미널 공간이라는 개념이 단지 원 출처이자 괴담 애호 커뮤니티인 포챈4chan이나 위키닷wikidot 팬덤에서만 내부공유된 채 끝나지 않고 보다 대중화되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요인은, 본래 그렇지 않았지만 텅 비게 된 공간에 있을 때의 이상한 기분, 즉 ‘쎄함’ ‘비현실감’ ‘부유감/붕 뜸(off)’ ‘공허감’ 등의 다소 애매모호한 ‘기분’을 느꼈던 사람들의 자기참조적 경험에 기반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가시적으로 언급된 데엔 COVID-19로 인한 락다운도 한 몫 거들었으며, 판데믹의 공식적인 종료와 함께 리미널 공간 담론 또한 ‘리미널하다’ 라는 신조어를 남기며 사실상 수명을 다하게 된다. 리미널 공간의 팬덤을 인터넷 문화의 ‘스타덤’에 올린 것이 노란 벽과 문만 있는 공간이 무한히 이어지는 “백룸backroom[22]”호러라면, 향유층을 대중으로 확대시킨 것은 후에 탄력을 받아 생성되거나 재주목받은 각종 텅 빈 공공장소의 사진들이다. 불은 켜졌지만 인적은 없는 복도나 수영장, 백화점, 주차장, 놀이터, 볼 풀, 호텔 등의 다소 평범한 풍경 사진들은 준-폐허적인 괴담 이미지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전자가 짧은 크리피파스타[23]로 시작해 SCP재단[24] 등과 궤를 같이 하는 정보 기반 설정 놀이에 살을 붙이며 해당 공간성을 ‘게임 장르화’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보단 타락이나 퇴화로 취급되지만)했다면, 후자는 이미지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에서 증식하거나 배경화면이 제작되는 등 보다 ‘미적 장르’로서 발전했다. 허나 발전 방향이 다르며 팬덤이 양분화된 것이 사실일지라도 둘은 지금까지도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유사한 애호 지점을 공유한다. 앞선 구분은 복잡하게 엉킨 성질들을 굳이 풀어보려는 시도에 가깝다.
어찌 되었건 리미널 공간에 열광하는 자들이 매혹당한 포인트는 대부분 ‘경계에 선 듯한 이질적인 스산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계 공간 애호는 공간과 공간 사이, 현실과 비현실 사이, 익숙함과 낯섦 사이, 생활터와 폐허 사이 등등의 경계들, 즉 물리적/용도적/문화적/심리적인 모든 경계성을 통틀어 공간의 형태로 애호하는 개념인 것이다.
이질감의 이유가 익숙한 것이 낯설게 다가오기 때문이며 그것의 출처가 평소엔 타인들과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공유하는 장소를 혼자 점유하게 되는 상황 설정이기도 하다면, 이때의 익숙한 것은 사회이고 낯선 것은 필요가 없어진 공간의 구성 요소일 것이다. “기이함은 없어야 할 것이 있는 것에서 나오며, 으스스함은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것에서 나온다”[25] 로 마크 피셔Mark Fisher의 정의를 요약한 손지상의 문장을 대입했을 때, 커스드 이미지curesd image[26]가 기이한 것이라면 경계 공간은 으스스한 것이다. 여기서 한 번 더 요약에서 원문으로 들어가 “으스스한 것은 부재의 오류와 존재의 오류로 구성된다. 으스스한 감각은 아무 것도 없어야 할 장소에 무언가 존재할 때, 혹은 무언가 있어야만 할 때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 때야 발생한다.[27]”라는 말을 적용하면, 있어야만 하는 것은 타인들이고 없어야만 했던 것은 자기 자신일 테다. 그렇다면, 단지 사람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즉시 ‘이세계’로 허무맹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것과 또 그가 열광과도 가까운 선호를 얻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2-2에선 이것과 관련해 다시 돌아와 서술한다.)
리미널 공간 에스테틱의 미감은 대개 인공적인 것, 즉 환하게 켜진 형광등과 상시 청소되었음이 분명한 깔끔한 복도, 관리된 벽의 매끈한 질감 등에 집중된다. 리미널 공간의 ‘스타일’ 속성은 ‘용도가 제거되었지만 아직 물리적으로 가동되며 기능이 지속되고 있는 사회적 인프라infra’이며, 폐허 선호와 명백히 구분되는 것도 이 지점에서이다. 시설은 당연히 이용자를 필요로 하기에, 리미널 공간은 ‘더 이상 쓸모 없음-고로 무의미함’이라는 개념을 심미화시킨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백룸은 의미 없이 벽과 복도를 통과하길 강요한다. 리미널 공간의 대표격 이미지인 다음 장의 사진은 육안에서 원하는 부분만을 추출해 포착할 수 있는 사진의 특성을 이용해, 이제는 ‘성지 순례’ 구역이 된 “Holiday Inn London Heathrow”라는 호텔에서 ‘가장 의미를 모르겠는 부분만을 남기고 잘라낸 결과물이다. 사진은 가장 용도가 무의미한 부분인 카운터 위 자투리 공간을 ‘세계의 전부’인 것처럼 편집한다. ‘쓸모 없음’은 리미널 공간을 목적 없이 헤매게 하는, 마치 코즈믹 호러와도 같은 미궁으로 만든다.
※ 2023.01.08. 18:00 로망 뷔페: 파편 사이 유랑아[2]가 게재됩니다.
[1] 북미에선 ‘Internet aesthetics’라는 명칭으로도 불리운다. 미적인 요소를 이용하여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미지들을 분류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반영하며 향유하는 문화. 위키피디아에선 ‘인터넷에서 유래하거나 대중화되는, 패션 스타일/하위 문화/음악 장르를 동반하는 시각 예술 스타일’ 정도로 설명된다. 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이해하기 위해선 한 번의 구글링으로 확인해 보는 게 빠르다.
[2] 이 글에선 사전적 의미인 미에 관한 학문이 아닌, 특정 대상을 심미화시킬 때 쓰는 단어로 사용됨. 예) 잠의 미학. 느림의 미학.
[3] 에스테틱 이미지들을 정의하고 분류하는 커뮤니티 중 가장 접근성이 좋으며 체계적인 형식을 갖춘 사이트. https://aesthetics.fandom.com/wiki/Aesthetics_Wiki 앞으로 에스테틱의 종류를 언급하는 서술의 각주에선 이 사이트의 링크를 첨부한다.
[4] https://aesthetics.fandom.com/wiki/Clean_Girl
[5] https://aesthetics.fandom.com/wiki/Dark_Academia?page=2
[6] “물론 과거에도 흘러간 시대에 집착하는 움직임은 있었”으나 이렇게 “가까운 과거에 이토록 집착한 사회는 인류사에 없었다” (사이먼 레이놀즈Simon Reynolds, 최성민 역, 『레트로 마니아: 과거에 중독된 대중문화』, 작업실 유령, 2014, 15p)
[7] 동일한 책의 29~30p.
[8] https://www.youtube.com/watch?v=ZW6Tw6N1WQ
[9]https://www.youtube.com/watch?v=C35DrtPlUbc
[10] Iuli Gerbase, <A Nuvem Rosa(2021)>
[11] https://aesthetics.fandom.com/wiki/Frutiger_Aero
[12] https://aesthetics.fandom.com/wiki/Dreamcore
[13] 2번 각주와 동일한 쓰임새.
[14] <Breaking Bad>, AMC 방영(2008~2013)
[15] https://www.youtube.com/@demonflyingfox
[16] https://www.youtube.com/watch?v=iE39q-IKOzA
[17] 걸그룹 “레드 벨벳”의 <Ice Cream Cake> MV (2015)
[19] 알랭 레네Alain Resnais 감독 작 영화, 자막 제공 웨이브Wavve.
[20] ‘분명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존재하지 않는’ 영어 단어들을 모아 쓴 존 코에닉John Koenig의 컬트 서적 『The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에서 고안된 단어. 평소에 사람들로 붐비던 공간이 그들이 떠나고 난 뒤 조용해질 때 느껴지는 이상하고 묘한 감정을 의미한다.
[21] https://aesthetics.fandom.com/wiki/Liminal_Space
[22] 노란 벽과 바닥이 무한히 이어지는 공간에 갇힌다는 내용의 인터넷 도시전설. 리미널 스페이스를 대표하는 괴담 중 하나이며 유행하게 된 계기이다.
[23] 인터넷 도시전설을 뜻하는 북미 인터넷 용어.
[24] 22번에서부터 파생된 인터넷 설정놀음. 초현실적인 대상들을 격리하는 가상의 재단에 대해 다루는 괴담 장르이다. https://scp-wiki.wikidot.com/
[25] https://x.com/lakinan/status/1375833461248811011?s=20
[26] 인터넷 밈.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상황을 포착한 일명 ‘저주받은 이미지’
[27] 마크 피셔Mark Fisher, 안현주 역, 『기이한 것과 으스스한 것The Weird and the Eerie』, 구픽, 2019,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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