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 : 캔버스에서 스크린으로 그리고 그 너머
문화와 사회의 변화는 우리의 삶, 예술 창작 그리고 예술 경험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은 진화해 왔으며, 다양한 매체와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전달되고 있다. 1960년대 이후 예술은 디지털 미디어와 결합하여 예술가에게 새로운 창작 도구를 제공하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 방식을 선사한다. 19세기 후반부터 과학 기술 발전은 원본 작품의 아우라를 약화시키며 예술의 대중화를 촉진했다. 이로 인해 대중은 원본이 있는 물리적 공간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예술의 접근성이 확대되었다.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기술 발전은 몰입감 넘치는 디지털 경험도 가능하게 했다. 1997년 멜 슬레이더는 ‘컴퓨터 디스플레이가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며 주변을 둘러싸며 생생한 환상을 전달할 수 있는 정도’라고 몰입을 설명했다.[1] 심리학적 관점에서 위트머와 싱어는 몰입을 ‘관람객이 실제 물리적 세계와 분리된 느낌을 경험하는 심리적 상태’[2]로 정의했다. 몰입 경험은 경이로움과 감탄에서 방향 감각 상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켜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러한 경험을 주는 몰입형 예술 전시는 관람객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선사한다.
예술에 다감각적 몰입을 도입하는 것은 미술사에서 오래전부터 있었다. 모네는 관람객이 자연에 둘러싸여 파노라마처럼 전시된 수련 연작에 몰입할 수 있도록 타원형 전시실을 설계했다. 칸딘스키는 청각적 요소를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며, 예술에서 공감각적 경험이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1900년대 초, 키네틱 예술가들은 작품에 소리와 침묵을 통합했고, 키네틱-라이트 예술가들은 빛과 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인터랙티브 예술을 창조했다. 1960년대 비디오 예술가들은 영상과 물리적 공간을 결합하여 관람객의 몸과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비디오 공간을 만들었다. 1970년대에는 음향을 통해 다 감각적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1980년대에는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새로운 표현 형태가 등장했다.
21세기에는 이러한 노력이 기술, 전시 공간, 참여자가 긴밀하게 얽힌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몰입형 예술로 진화했다. 본격적인 몰입형 예술 전시의 개발은 새로운 기술과 함께 크게 발전했다. 디지털 프로젝터, 가상현실(AR), 혼합현실(MR), 인터랙티브 조명, 센서, 홀로그램, 인공지능(AI),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등이 몰입형 환경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디지털 기술은 예술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관람객의 행동과 움직임에 반응하는 시각적 효과를 만든다. 이러한 발전으로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다감각적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가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Immersive’라는 용어를 사용한 다양한 형태들의 몰입형 전시가 열리고 있다. 몰입형 전시는 매우 포괄적이어서 다음과 같이 나눠 볼 수 있다.[3] 첫째로, 과학적 요소가 가미된 몰입형 전시이다. 아트하우스(Artechouse, 마이애미)와 시믹스(Seismique, 휴스턴)와 같은 공간은 예술과 과학 기술을 결합하여 교육적이면서도 감각을 자극하는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한다. 둘째로,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전시이다. 하우스 오브 이터널 리턴(House of Eternal Return, 산타페)과 오메가 마트(Omega Mart, 라스베이거스)처럼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몰입형 공간으로, 예술과 놀이를 결합하여 예술뿐 아니라 경험에도 중점을 둔 환경을 조성한다. 셋째로, 몰입을 위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으로 몰입 환경을 조성하는 전시이다. 쿠사마 야요미, 팀랩(Teamlab, 도쿄)처럼 빛, 거울, 인터랙티브 센서 등을 활용하여 공간을 변형시키는 전시가 이에 해당한다. 넷째는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대규모 복합 문화 시설로, 위즈돔(Wisdome, LA)처럼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와 공연장, 영화관 등 문화 시설을 포함한 공간이다. 마지막은 디지털 프로젝션을 활용한 명화 쇼케이스로, 고전 예술 작품에 생동감을 더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Atelier des Lumieres, 파리)가 있다. 이 글에서는 마지막에 언급한 명화를 활용한 몰입형 예술 전시가 인기를 얻게 된 요인과, 기존 예술 전시와의 차이점을 살펴본다.
왜 대중의 인기를 끄는가
몰입형 전시가 인기를 끄는 원인은 사회문화적 요소에서 기인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가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켰으며, 텍스트와 문자를 읽는 행위에서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문화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더해져 대중에 더욱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경험을 공유하고 재생산하려는 욕구가 몰입형 예술 전시에서의 경험에 대한 수요 증가와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 TV가 등장하면서 대중문화 소비 흐름이 굳어졌고, 21세기 대중 소비문화와 연결된 몰입형 전시회는 ‘경험’을 소비하는 형태를 취한다. 몰입형 전시회에서 관람객은 자신의 사진과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독특한 일상과 새로운 공간에서 기록한 ‘경험’을 ‘소비’하고 ‘공유’한다. 이는 현대 소비문화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경험의 마케팅과 경험의 소비를 반영한다. 대중화된 문화 소비는 예술에 대한 개인의 실제 관심보다 더 큰 욕구가 될 수 있다.
기존 미술관이 몰입형 전시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높은 수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몰입형 전시회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감소했던 미술관 방문객 수를 증가시켰다. 2023년 수익은 2019년 수치에 근접했다. 2022년 미국에서는 몰입형 프리다 칼로 전시회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덴버, 로스앤젤레스를 순회하여 열렸고, 프리다 칼로 외에도 반 고흐와 모네 작품으로 몰입형 전시회가 큰 인기를 끌었다. 파리 오르세 미술관은 <가상현실-반 고흐의 팔레트>(2023-2024)와 <인상파 화가와 함께하는 저녁-파리 1874>(2024)로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았고, 마르세유의 팔레 드 라 부르스(Palais de la Bourse)에서는 <모나리자: 몰입형 전시>(2022)가 호평받으며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는 평소 미술관 전시나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러한 전시는 고전 작품을 역동적이고 움직이는 이미지로 변환하여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어렵게 느끼는 예술의 장벽을 낮출 수 있다. 또한 학문적 효과는 아니더라도 잠재적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베르메이르부터 반 고흐까지, 네덜란드 거장들>(서울, 2024) 전시에서는 아이들이 넓은 중앙 공간을 뛰어다니며,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고 바닥에 움직이는 그림 속 사물을 따라간다. 디지털 전시 공간은 관람객이 이미지 콘텐츠를 통해 작품과 친숙해질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전시가 일부 전시에서는 더욱 세밀하고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도입하여 관람객의 참여와 경험을 향상시킨다. <모나리자: 몰입형 전시>는 600제곱미터가 넘는 공간에 거대한 프로젝션 이미지와 디지털 환경에서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로 관람객에게 독특한 다감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살레 데 에타트(Salle des États)부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르네상스 회화까지 시간 여행을 안내하여 관람객들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도록 했다. 레오나르도 작품에 묘사된 풍경이 스크린에 펼쳐져 관람객과 상호작용을 하여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는 파노라마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또한 전시는 모나리자 작품 뒤에 숨겨진 이야기, 일화, 역사적 맥락을 공유하는 시각적 내러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교육적 가치와 감각적 몰입이 모두 향상되었다. 모나리자의 눈, 코, 입 뒷배경에 마리아와 예수와 같은 섬세한 디테일을 확대함으로써 관람객이 전례 없는 방식으로 그림과 대면하는 친밀한 경험을 제공했다.
디지털 몰입형 전시의 상업화와 예술의 변화
미술사에서 사망한 ‘거장’의 작품을 보여주는 디지털 몰입형 전시는 종종 예술가의 이름을 홍보 도구로 사용하여 예술을 상품화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반 고흐나 피카소와 같은 유명한 인물의 광범위한 인지도를 활용하여 예술적 진정성보다 마케팅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에서 열린 반 고흐 몰입형 전시에는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예술가의 이름이 가진 강력한 상업적 매력을 보여주었다. 아레아15(Area15,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반 고흐: 몰입형 경험>(2021)과 <클림트: 몰입형 경험> 전시가 열렸고, 컬처스페이스(culturespace)도 반 고흐, 클림트, 칸딘스키의 디지털 몰입형 전시를 선보였다. 국내에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제주 빛의 벙커, 2024)와 <베르메이르에서 반 고흐까지 네덜란드 거장들>(서울 빛의 시어터, 2024)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들 전시는 유명 예술가의 ‘브랜드’ 가치를 수익성 높은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지도를 활용하면 인지도가 그 자체로 마케팅의 한 형태가 된다. 또한 잘 알려진 인물과 특정 내용이나 주제를 연관시키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반 고흐와 같이 이미 1차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경우, 몰입형 전시에서 그들의 인지도를 활용하여 예술가의 이름을 주요 홍보 도구로 활용하면, ‘2차 대중화’로 넘어가기 쉽다.[4]
기존 미술관과 디지털 몰입형 전시에서 예술 작품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은 크게 다르다. 기존 미술관에서는 물리적 공간에서 작품의 복잡성, 다양성, 역사적 맥락을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이 경험에는 선, 색상, 주제, 표면, 작가의 의도를 찾고 붓질, 기법, 작품 재료 본연에 느낌을 면밀히 살펴보는 과정이 포함된다. 가시적인 연결, 물질적인 존재감이 있다. 반면 디지털 몰입형 전시에서는 원본 작품이 디지털 복제본으로 재생산되고 복제되어 화면에 대량으로 나타난다. 예술을 접하는 물리적, 시간적 과정이 생략되어 수동적인 관람으로 경험이 축소된다. 관람객의 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미지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디지털 화면은 탈물질화된 이미지를 제공하여 예술 작품을 다른 종류의 경험으로 변화시킨다.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는 기존 미술관을 넘어서 전시 공간의 기능과 범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전시는 용도가 변경된 산업 시설, 공장, 공연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개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워싱턴의 아트하우스는 난방 공장의 보일러실을 개조해 전시를 위한 현대적 공간으로 탈바꿈되었고, 아틀리에 데 뤼미에르는 1835년 지어진 주조 공장을 2018년 컬처스페이스가 몰입형 디지털 아트 센터로 탈바꿈시켰다. 쿤스트크라프트베르크 라이프치히(Kunstkraftwerk Leipzig)는 발전소 건물이었고, 상파울루의 루메(LUME)도 공장이 있던 자리였다. 남프랑스의 캐리어 드 뤼미에르(Carrières de Lumières)는 과거 석회암 채석장이었던 장소에 있어서 전시 공간 내부 벽이 돌로 둘러싸여 색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렇듯 거대한 산업 공간은 대규모 프로젝션과 몰입형 예술 체험을 위한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독특한 건물의 역사는 전시 장소에 개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는 원본성, 아우라를 가진 유일한 장소인 미술관의 역할을 재확인시킨다.
현대인은 일상에서 디지털 영상 매체를 접하며, 옛 플랫폼보다 새로운 플랫폼을 더 선호하며 익숙해져 있다. 예술가 세스 프라이스는 에세이 「확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품을 직접 보아야 할 의무가 있는가? 보다 친밀하고 사려 깊고 오래 지속되는 이해가 작품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아닌 전시에 대한 간접적인 논의로부터 비롯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가? 소비자의 목적은 의무인가? 아니면 예술 경험을 잡지, 인터넷, 책, 대화로부터 얻을 수 있는가?”[5] 프라이스는 공적인 환경에서 관람객의 역할과 미디어 사회에서 예술이 소비되고 이해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현대 미디어 문화에서 예술이 어떻게 유통되고 수용되는지에 대한 논의를 열어준다. 이러한 관점은 관람객이 직접적인 물리적 상호작용을 넘어 예술을 경험하고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몰입형 전시는 디지털 프로젝션과 VR을 활용하여 예술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지만, 원본 작품에 익숙한 일부 관람객은 여전히 실제 작품을 보는 경험을 선호한다. 2022년 빈 벨베데레 궁전 외곽에 있는 마르크스할레(Marxhalle) 전시 공간에서 열린 <클림트: 몰입형 체험> 전시는 수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클림트의 작품 200여 점을 정교한 조명 설치, 프로젝션, 음악을 통해 생동감 있게 구현하여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360도 프로젝션과 가상현실(VR) 요소의 사용은 <키스>와 <베토벤 프리즈> 같은 명작을 새로운 시작으로 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2001년부터 벨베데레 궁전에서 상설 전시 중인 클림트 원본 작품을 오랜 기간 감상해 온 대다수 관람객은 디지털 몰입형 전시보다 원화 전시를 더 선호하며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원본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6]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에서는 발터 벤야민이 말한 컬트적 가치와 아우라의 개념이 상실된다. 예술의 제의적이고 성스러운 측면과 연관된 컬트적 가치와 특정 시간과 장소에 뿌리를 둔 고유한 존재감과 진정성을 의미하는 아우라는 예술이 기술적으로 복제될 때 모두 희미해진다. 이러한 복제는 예술 작품을 널리 접할 수 있게 하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신비감, 거리감, 대체 불가능성을 잃게 된다. 그 결과 예술의 전통적인 힘과 신비로운 특성은 기술적으로 재현된 이미지에서 약화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몰입형 전시가 ‘키치’적이고[7] ‘조잡하고 공격적’이며 ‘슬라이드쇼, 다큐멘터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혼합물[8]이라고 주장한다. 명화를 대형 디지털 프로젝션 이미지로 바꾸면 원본 작품에 있는 디테일을 가리고 구도, 색상, 형태를 왜곡하거나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은 전시가 지나치게 상업화되어 진지한 예술 감상보다는 감각이나 오락적인 면에 더 호소한다는 점도 우려한다. 학자와 비평가들은 이러한 전시가 학문적 가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의 학술 문헌이 부족하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기능과 문제에 관한 포괄적 연구가 부족하다.
나가며
디지털 시대에는 이미지와 동영상을 통한 소통과 정보 교환이 늘어나면서 시각 문화가 텍스트 문화보다 우선시되고 있다.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simulacre) 개념에 따르면, 이제 우리는 물리적 공간보다 사이버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나누며 정체성을 확인한다. 이러한 변화는 예술이 전통적인 물리적 형태를 넘어 예술과 기술을 융합한 다감각적 경험으로 발전에도 영향을 주어, 우리가 예술을 접하고 인식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몰입형 예술 전시는 주로 19세기 20세기 초 거장들의 작품을 디지털로 복제해 감각적 환경을 조성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전시는 덜 부담스럽고 재미와 감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예술을 체험할 수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이 접근하고 즐길 수 있다. 독특하고 다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더 친근한 방식으로 예술과 소통할 기회를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전시는 예술의 원본성, 고유성, 진지함이 해체되는 점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이미지는 복제 예술의 한 형식, 재현, 재구성, 재생산의 이미지이다. 디지털 복제품의 상업화 및 오락적 측면은 예술을 소비재로 전락시켜 예술의 독창성과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디지털 대중문화가 만들어낸 개인의 경험을 소비하고 공유하려는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데에만 그 효용성이 그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늘고 있는 몰입형 예술 전시의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 지속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대에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한 원본성과 디지털 복제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로 계속 함께 갈 것으로 보인다.
몰입형 예술 전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기존 미술관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폭넓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이런 디지털 경험의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미술관이 이러한 혁신을 점점 더 많이 수용함에 따라 미술관은 원본 작품의 수호자로서의 기본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 오랫동안 원본 예술품의 고유한 아우라에 의존해 온 미술관은 디지털 복제와 다감각적 경험의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계속해서 관람객을 끌어들이고 재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가?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미술관의 미래와 우리가 예술을 경험하는 방식을 형성할 것이다.
* 이 원고는 예술경영지원센터 지원 특별 기고로 게재되었습니다.
[1] Mel Slater, Sylvia Wilbur, ‘A Framework for Immersive Virtual Environments: Speculations on the Role of Presence in Virtual Environments’, Presence: Teleoperators and Virtual Environments, 1997, 6(6), p.603-616
[2] Witmer, B. G and Singer, M. J, ‘Measuring Presence in Virtual Environments: A presence Questionnaire, Presence: Teleoperators and Virtual Environments, 1998, 7(3), p.225-240
[3] 이 분류는 글쓴이가 정한 것으로, 카테고리 간 중복이 있을 수 있다. 일부 전시회는 여러 카테고리에 동시에 속할 수 있다.
[4] Döring Jörg, Niels Werber, Veronika Albrecht-Birkner, Carolin Gerlitz, Thomas Hecken, Johannes Paßmann, Jörgen Schäfer, Cornelius Schubert, Daniel Stein, and Jochen Venus. 2021. Was bei vielen Beachtung findet: Zu den Transformationen des Populären. Kulturwissenschaftliche Zeitschrift 6: 1–24.
[5] Seth Price, “Dispersion”, 2002-ongoing, Online: www.distributedhistory.com/Disperzone.html (accessed 2024. 08. 24)
[6] Elza Duka H. ‘The ever-evolving intersection between art and commerce’, Research paper HA1, Aalborg University Copenhagen, 2023, p.19, Online https://www.academia.edu/111488050/The_ever_evolving_intersection_between_art_and_commerce_Immersive_art_as_the_modern_stage_of_reproducing_the_work_of_deceased_artists_in_a_unique_form_A_case_study_of_Klimt_the_Immersive_Experience (accessed 2024. 06. 27)
[7] Kreye, Andrian. 2019. Überwältigung als Stilmittel. Süddeutsche Zeitung. October 27. Online: https://www.sueddeutsche.de/kultur/immersive-art-paris-1.4655682 (accessed 2024. 07. 29).
[8] Zamankhan, Schahrzad. 2015. Sternennacht, Powered by Emotions. Monopol Magazin, June 14. Online: https://www.monopol-magazin.de/Van-Gogh-Alive-Berlin-Multimedia-Show (accessed 2024. 0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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