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ORA 이용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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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 2024

  한반도를 지칭하는 몇 가지 낱말들이 있다. 남한으로 부른다면 북한과의 관계성을 암시하기 위함이고, 대한민국이라 부를 땐 자긍심이 고취되었거나, 고취해야 할 목적으로 사용하곤 한다. 한국이라고 불렀을 땐 다소 중성적인 뉘앙스로 쓰인다. 코리아는? 코리아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하나의 근본처럼 따라붙는다. 외국인과의 첫 대면에서 국적을 묻는 일은 불가피하게 요청된다. 이때 나는 별다른 대책 없이 한국과 연루된다. 개인? 하하….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5]작은 이야기

엄제현(이하 U) 대망의 최종장. 밥 먹이고 달래 가며 만들어낸, 조재연 기자와의 마지막 시간이군요. 조재연(이하 C) 견디고 읽다보면 늘어가는 아트 지식! 티티카카의 마지막 화! 지금 시작! U 오늘 대주제는 ‘작은 이야기’네요. 그전에 기획의 모태가 된 3월 호의 동시대 미술 키워드 제작비화 들려줄 만한 것 없어요? 키워드 받아본 후 편집부의 반응이나. C 티티카카를 이어오면서 매번 이 키워드가 무슨 의미일까, 왜 나왔을까…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4]현실참여

문화정치  엄제현(이하 U) 요사이 미술계의 머리가 되어버린 비평적 대안, <티티카카>의 네 번째 날입니다. 아트인컬처의 차기 편집장을 꿈꾸는 기자 조재연 씨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문화정치 이거는 동시대 미술 주제로 보기 어려운데… 이동연 선생 창창할 때 하던 말 아니에요? 조재연(이하 C) 맞아요. 『문화과학』이라는 잡지도 그러한 기반을 가지고 있죠. U 이동연 선생이 편집위원으로 있는 그 잡지는 뭐였죠? C 그게 방금 제가 말한 거예요. U 이걸 왜 또…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3]친환경, 매체

자연, 전시의 환경 윤리 엄제현(이하 U): 세 번째 만남이군요. 조재연(이하 C): 난 오늘이 마지막인 줄 알았어. U 그러니까. 뭔가 많이 달려온 느낌이야. 자네가 자꾸 약속 펑크해서 그래요. 미루고 뭐 하고 막 이래서. 회사 때문이죠? 제가 자네 대표랑 정상회담 좀 할게요. 자네 내일부터 퐁으로 출근시키겠다고. C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고 하고 싶은데 제게 가오가 있을까요… U 오늘 보여주세요. 친환경 차례에요. 탈인간…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2]정체성, 인간

LGBTQ+ 엄제현(이하 U): 두 번째 토크가 밝았습니다. 오늘 역사에 남을 준비되셨나요? 조재연(이하 C): 감당할 수 있다. U 오케이 땡큐입니다. 정체성으로 묶인 키워드는 크게 끌리지 않는 낱말들이 많았어요. 인간도 그렇고. 그래서 오늘은 두 챕터를 한꺼번에 다루려고 합니다. 정체성부터 하죠. LGBTQ+가 머리네요. 먼저 한 번 느끼는 바를 말해주시죠. C 왜 맨날 제가 먼저에요. U ㅋㅋㅋ제가 호스트고 당신이 게스트니까 그렇죠. C LGBTQ+ 정체성을 지닌…

조재연×엄제현의 티티카카 [1]테크놀러지

본 기획은 미술전문지 『아트인컬처』의 23년 3월호 특집 「동시대미술 키워드」의 톺아보기로, 아트인컬처의 기자이자 비평가인 조재연과 함께합니다. 엄제현(이하 U) 뭐라고 시작해? 운 한번 띄워보세요. 조재연(이하 C) 지금부터 조재연과 엄제현의 티티카카를 시작하겠습니다. U 작위적이네요. 이번 토크로 몇 명의 적을 만들 각오까지 하셨죠? C 저는 단 한 명의 적도 만들 생각이 없는데요. U 그럼 여기서 접죠, 그냥. C 응 U 이거 하다보면 뭐 어차피 실명 나오고 할 수밖에 없어요. 피 튀길 수밖에 없어, 그렇지 않아?…

※퐁의 새 프로젝트 ⟨스피드런⟩ 창설을 알립니다.※

안녕하세요. 퐁입니다.작년에 ⟨퐁: 로컬리티 워크샵⟩을 진행하기 전 몇몇 워크샵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요.결과적으로, 퐁 역시도 정례적인 워크샵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워크샵은 정해진 참여자가, 몇 차례 모여,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않습니다.또한 기금 경제에 의존해 부침을 겪지도 않습니다.우리는 폭죽처럼 여기저기서 화려하게 선보이는 전시들을 경유하기로 했습니다.우리의 워크샵 참여자는 그때그때 달라지며, 그날그날 모이고 흩어지며, 어떤 결과물도 요구하지 않습니다.우리는 이것을 노마딕워크샵으로…

시골에서 펼치는 로컬리티의 아나키즘적 사유

  먼지가 모여서 세계가 되고, 세계가 부서져서 먼지가 된다. 먼지를 떠나서 세계가 따로 없고, 세계를 떠나서 먼지가 따로 없다. 먼지는 먼지가 아니고 세계는 세계가 아님을 말한 것이다.[1]   나는 4년 전 제주도 서쪽 시골 마을에 위치한 전통 농가를 구해 귤나무, 닭, 개, 사람 그리고 무수히 많은 지상 지하 생명체들과 동거하고 있다. 미술관옆집이라 명명한 이곳에서 창작과…

로컬에서 살아남기

일하는 중에 문자 한 통이 왔다. 옆 가게 베어링집 사장님이 노가리를 숯불에 구웠다고 와서 먹으라는 문자였다. 행사 때 나눠 먹으려고 넉넉하게 주문한 노가리를 사장님께 드린 것인데, 본인 공장에 불이 잘 피워지는 미니 그릴을 장만하신 걸 자랑하실 겸 문자를 보내신 모양이다. 사장님께 이따가 놀러 가겠다고 답장을 보내고, 나는 다시 사무실 책상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를 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