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재현적인 이미지의 세계와 기능적 이미지의 세계를 대비하며 후자를 우리가 처한 이미지 세계의 주된 지배종이라고 파악하는 것은 억지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세계를 드러내고 밝히는 재현적 이미지를 제작함으로써 현실을 상징화할 수 있도록 이끌었던 이미지의 세계가 재현적 이미지의 세계였다면 더 이상 우리가 볼 수도 없고 보지도 않는 수많은 이미지로 포화한 세계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이미지가 재현적인 시각적 객체로서의 이미지가 아니기에 그것을 이미지로 파악해야 하는지 아니면 범용 연산 장치인 컴퓨터가 수집, 저장, 분산, 공유, 전송, 처리하는 숱한 데이터 가운데 하나로서 정의하여야 하는지 여전히 옥신각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미지의 리얼리즘이라는 꿈을 꾼다. 완전자율주행 자동차의 꿈이 시각 기계의 완벽한 리얼리즘을 향한 꿈이라면 어떨까. 예컨대 테슬라 Tesla나 포드 Ford, 메르세데스-벤츠 Mercedes-Benz, 현대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공지능 제어를 통해 인간 행위자의 개입과 참여 없는 완벽한 자율주행을 꿈꾼다. 그리고 그 꿈을 지탱하는 것은 이미지 센서가 포착한 이미지가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완벽한 ‘보기’를 보장한다는 기대이다. 그러므로 자율주행이란 곧 주행을 위한 완전한 ‘보기’ 혹은 보기에 따른 운용(operation)으로서의 주행을 가리킨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